참선모임 30년, 佛都 부산에 선근 심다 [크게][작게] 정관 스님 지도 부산 영주암 토요참선회 수행-이론 병행…9월 온라인 카페 개설 기사등록일 [2007년 07월 23일 월요일]
<사진설명>30년 역사를 이어온 영주암 토요참선회 불자들은 매주 토요일 스님과 함께 참선수행을 하고 있다.
부산의 명소로 손꼽히는 광안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영주암은 불도 부산을 대표하는 포교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곳 영주암에 30년 동안 간화선 수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은 시민선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여느 시민선원처럼 안거를 맞아 결제하고 해제하는 일이 없고 특별히 밖에 알리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주암 시민선원은 매주 토요일이면 참선 공부하는 재가불자들의 구도열기가 가득하다. 영주암 원통보전이 바로 시민선원이고, 이곳에서 소리 소문 없이 정진해온 토요참선회 모임이 벌써 30년이 되었다.
영주암 시민선원은 고정되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정진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매주 토요일 시간을 정해 회원들을 중심으로 수행을 하고 있으나, 참선공부를 원하는 불자들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선원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따라서 직장인 불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영주암 토요참선회가 30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데는 회주이자, 시민선원에서 수행중인 불자들을 직접 지도하는 정관 스님의 역할이 컸다. 부산지역에서 어린이 포교와 불교복지의 선구자 역할을 해 온 정관 스님은 30년 전 부산대학교 학생불자들의 요청으로 처음 시민선원을 개설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하나 둘 모여 수행을 하면서 50여 명이 정진하는 수행모임으로 발전한 것이다.
정관 스님은 "간화선의 핵심은 화두이며 의정이 일어나는 당처를 좇아 참구하는 것"이라며 "의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간절한 마음으로 의정이 일어날 때까지 정진해야 한다"고 정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 즉, 알고자 하는 의지가 강할 때 화두가 들리는 것이니 발심을 키워가라는 말이다.
스님은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 참선수행자들을 대상으로 1시간의 법문을 통해 이같이 경책하며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시간에 수행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수행과정을 점검하기도 한다. 또 참선 수행 외에 의정이 일어나지 않는 불자들이 간화선을 올바로 이해하고 발심할 수 있도록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선문촬요』 강의를 통해 옛 선사들이 참선 공부의 지침으로 삼았던 글들을 배우며 간화선 수행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고, 지금은 『육조단경』을 공부하고 있다. 밖에서 행복의 조건을 구하지 말고, 나와 너를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실체가 없고 공이며 무아인 도리를 설한 육조 스님의 가르침을 배워 수행의 밑거름으로 삼으라는 뜻이기도 하다.
영주암 참선모임은 그동안 일요일에 수행모임을 이어오다가 지난 6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8시에 열고 있다. 그리고 보다 많은 불자들이 수행의 길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회장과 총무 이외에 구참 수행자 6명을 '장로'로 추대하고, 전문직 종사자 6명을 '운영위원'으로 임명했다. 또 평일 수행모임인 화요참선회를 만들어 운영을 시작했고, 오는 9월에는 온라인 카페도 개설할 예정이다.
영주암 시민선원 토요참선회 김병국(46·보심) 씨는 "참선회에서 공부하면서 예전보다 여유로운 모습을 갖게 되었다"며 "스님들이 함께 앉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힘이 된다"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설명했다. 또 30년 동안 모임을 지키며 수행해온 김호주 회장은 "믿음과 실천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라며 "참선에 오롯이 몰입하다 보면 일상생활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수행을 실천하게 된다"고 수행이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