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불교계 최대 종단 조계종(총무원장 지관스님)이 5일 신정아ㆍ변양균 사건과 관련한 음해성 보도와 수사에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전국 2천300여곳 조계종 사찰을 대표하는 26개 교구본사 주지들은 이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신정아ㆍ변양균 사건이 불교계 비리의혹으로 확산한 것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한 뒤 조선일보 거부 운동 등 강경 대응방침을 결의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25개 교구본사 주지들은 "최근 종교적 편견과 정치적 의도로 불교 위상을 손상시키고 있는 조선일보에 대한 거부운동을 범불교적으로 전개한다"면서 ▲전국의 본.말사와 신도ㆍ신행단체, 불교 신도의 조선일보 구독거부 ▲전국 사찰 및 불교기관에 조선일보 구독거부 현수막 설치 등을 즉각 시행하기로 했다.
또 "수 차례 불교를 훼손, 폄하 보도한 문화방송(MBC)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면서 보도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하며, 2천만 불교도와 함께 예의주시하고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들은 정상적인 절차로 집행된 월정사 국고지원금 의혹 보도 등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채택된 것이다.
주지회의는 이어 종립 대학인 동국대에서 발생한 신정아 전 교수의 학력위조 사건과 관련해 ▲동국대 재단이사회 이사의 전원 사퇴 ▲총무원의 정확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 징계 ▲각종 분규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중앙종회 종책 모임의 발전적 운영 등 종단의 자정의지를 담은 결의문도 채택했다.
주지회의는 별도로 채택한 성명서에서 "사찰 관리 운영과 관련해 발생한 몇몇 사찰들의 불미스런 사건들에 대해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정아ㆍ변양균 사건과 관련해 "특정종교 편향성을 보이며 불교의 위상을 손상하는 언론보도에 대해 명예회복을 위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히고 "수사기관도 수사과정상의 각종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출하는 등 국가법을 위반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이를 시정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쟁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불교의 위상을 손상시켜온 행위 중지 ▲국가 문화재와 문화유산정책의 올바른 수립과 적정한 예산 편성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와 종교적 편향으로 불교계를 폄하하는 행위의 즉각 중지를 정치권 등에 촉구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주지회의에 대해 조계종 대변인 승원스님은 "최근 불교계를 비리집단으로 몰아가는 듯한 언론보도와 수사에 대해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이 매우 분개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총무원장 지관스님도 추석연휴 등으로 교구본사 주지회의가 늦어져 제반 문제에 대해 즉각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